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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냥, 보리밥에 담긴 마음 씀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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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 이야기 5_80세 이상 삼천냥, 보리밥에 담긴 마음 씀씀이]

청주 문의면에는 대청댐, 문의문화재단지, 청남대 같은 관광지가 이어진다.

관광객을 맞는 카페와 식당들도 길 따라 모여 있다.

청주 시티투어버스가 문의 종점에 닿자

사람들은 저마다 점심을 찾아 흩어진다.

나그네는 버스 기사님과 해설사분, 그리고 여행 온 부부 한 쌍과 함께 ‘삼천냥보리밥’으로 향한다.

여름에는 이곳에서 콩국수를 먹었다.

다시 찾은 식당 메뉴판에서

나그네는 잠시 시선을 멈춘다.

‘80세 이상 보리밥 3,000원’

짧은 문장 하나에

시골 어르신들을 향한 주인장의 마음이 담겨 있다.

기사님과 해설사분은 쌀밥과 보리밥을 반씩 섞어 주문하고,

나그네는 꽁보리밥을 고른다.

잠시 뒤 스테인리스 대접에

옅은 갈색의 통통한 꽁보리밥이 넉넉하게 담겨 나온다.

콩나물무침, 시래기무침, 무생채, 열무김치, 상추와 쑥갓.

그리고 검은 뚝배기 속

시래기와 된장을 넣고 구수하게 끓인 된장찌개가 곁들여진다.

나그네는 밥 위에 반찬들을 빙 둘러 얹는다.

된장찌개 국물과 건더기도 넣고

고추장 한 숟갈을 더한다.

참기름을 두세 바퀴 두르고

잠시 대접을 바라본다.

붉은빛과 초록빛, 누런 보리밥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정겹다.

눈이 먼저 맛을 느낀다.

숟가락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진한 고추장빛이 보리밥 사이로 스며들고,

푸른 채소와 노란 콩나물은

끝까지 제 색을 잃지 않는다.

한술 크게 떠 입에 넣는다.

자극적이지 않다.

대신 오래 씹을수록 구수하다.

꺼끌하면서도 통통한 보리알,

아삭한 채소와 부드러운 시래기가

따로 또 같이 어우러지며 입안을 채운다.

손놀림은 점점 빨라지고

대접 바닥은 어느새 깨끗이 드러난다.

맛있게 먹었다는 가장 분명한 흔적이다.

식사를 마친 뒤 물 한 잔을 마시며

기사님의 말을 다시 떠올린다.

“혼자보다 여럿이 먹어야 음식이 더 맛있는 겨.”

오늘 나그네가 먹은 건

보리밥 한 그릇만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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